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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폐원 위기’ 매실보육원 박진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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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04.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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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갈 곳 없는 아이들 위해 희생한 일평생 “후회 없어”
매실보육원 이사장 박진숙 장로는 오갈데 없는 아이들을 위해 희생한 일평생이 결코 후회되거나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비록 재정이 완벽하게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주의 인도와 돌보심이 우리를 안전하게 이끄실 줄로 확신합니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던 날, 마당 주위 나무는 공사를 위해 가지치기를 하고 울타리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됐다. 얼마 전 업체를 선정해 계약금을 지불하고, 부랴부랴 작업을 시작했다. 늦어도 5월 25일까지는 건물을 다 지어 준공허가를 받고, 6월 초순에는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촉박한 시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완공 후에도 소방, 위생 등 관계 설비와 집기류 등을 갖추려면 추가 비용이 계속 들어가야 한다. 


부산 매실보육원(이사장 박진숙). 올해로 설립 70주년을 맞은 이곳은 관계 법령이 바뀌면서 20평 이상의 자체 강당을 갖춰야 하게 됐다. 의무사항이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시설 폐쇄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국은 6월 말까지 사용허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증축에 필요한 자금은 총 1억7000여만 원. 소식을 듣고 친인척과 가족, 후원자들이 1억여 원의 자금을 모았다. 어린 손자들도 저금통을 털었다. 고맙게도 알음알음 소식을 듣고 지역교회와 성도, 후원자들이 정성을 보탰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아직도 수천만 원이 부족하다. 


매실보육원은 현재 한국 재림교회에 남아 있는 유일한 사회복지 보육시설이다. 부모가 사망 혹은 자녀를 키울 능력이 되지 않거나 친권을 상실했을 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을 수용하고 보호해왔다. 미취학 아동부터 대학을 졸업해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친가족처럼 돌봤다. 역사뿐 아니라 상징성과 의미가 그만큼 크다. 


현재는 8명의 원생이 살고 있다. 기저귀를 차고 입소했던 갓난아기는 벌써 중학교 3학년이 됐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들어온 아이는 훌쩍 자라 대학생이 됐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법원의 아동보호 조치에 따라 온 아이도 있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 내에 강당을 증축하지 못해 시설이 폐쇄되면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집이고, 가정이다. 만약 다른 시설로 간다면 적응하느라 한동안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힘들 테고, 심지어 따돌림을 당할 위험성도 있다. 상황을 눈치챘는지 몇몇은 요즘 들어 유독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품어주고,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었던 곳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게 두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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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공사를 시작하고, 보육원이 폐쇄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고 하니 “그럼 우리 이제 계속 있어도 되는거냐”며 한껏 들떠있다. 새 강당에서 친구들과 무얼 하고 놀지 벌써부터 이런저런 계획을 짜느라 분주한 아이도 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마음도 먹먹하다.


보육원이 설립한 당감교회에서 봉사하는 김성조 목사는 “솔직히 현재의 모금상황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사장님이 대를 이어 헌신하며 평생을 사재로 운영했는데, 강당 여부에 따라 존폐가 갈린다고 하니 현실이 정말 안타깝고 야속하다. 여기저기서 기도하며 도움 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우리 모두 큰 용기를 얻는다.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라면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매실보육원은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터뷰 도중 문득 ‘박진숙 이사장이 만약 이런 복지사업을 하지 않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지냈더라면 호의호식하며 편안하게 잘 살았을 것이다. 명문대를 졸업한 인텔리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으며 살았더라면 어쩌면 5000만 원 모금을 요청하는 입장이 아닌, 그만큼의 액수를 기부하는 자리에 섰을 것이다. 본인의 재산과 세월 그리고 정성을 다해 시설을 운영했건만, 이렇게 마음고생을 하게 되니 혹여 지난날이 후회되지는 않을까’하는 인간적 생각이 스쳤다. 그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교육학을 전공한 교사가 없으면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자마자 생후 두 달 된 딸을 등에 업고 기저귀가방만 든 채 서울에서 내려와 돕기 시작한 일이 벌써 62년이 흘렀어요. 돌아보면 참 모질고 힘들었죠. 세상 모른 채 미련스럽게 보육원에만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후회하거나 원망한 적 없어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그에게 매실보육원은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조용히 저를 부르시더니 ‘보육원은 네가 끝까지 맡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는 잠드셨죠. 다른 말씀은 전혀 없었어요.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항상 불쌍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보육원뿐 아니라 소록도에서도 봉사하셨어요. 그런 어머니를 보고 자란 저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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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매실보육원은 설립자 고 최매실 여사의 이웃사랑과 긍휼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박진숙 이사장의 헌신이 구석구석에 손때처럼 묻어있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육원을 떠나거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제껏 변변한 휴가도 즐겨보지 못했다. 요즘도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부 보조나 생활비 지원도 없다. 그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여기기에 가능한 일이다.


문을 나서며 ‘혹시 기사에 꼭 들어가길 바라는 말씀’이 있는지 물었다.

 

“그동안 우리 보육원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신 후원자와 성도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에 힘입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더 이상 뭘 바라겠습니까. 그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해주십시오. 우리도 칭찬받는 시설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 물기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어머니의 유지를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짙게 배어나왔다. 


한편, 아드라코리아(사무총장 김익현)는 ‘매실보육원’ 지원을 위한 모금을 펼치고 있다. 향후에도 원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아드라코리아 후원담당자(☎ 02-966-9550)나 영남지역본부(☎ 053-654-1764)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 매실보육원 강당 증축 후원 안내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602-043128 (사)아드라코리아

후원금 영수증을 원하실 경우 후원금 입금 후 아드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문의: 조홍준 재무 ☎ 02-329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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